유럽 문서고 탐방 #1 프랑스 이제르 도립사고 + 국립사고(Archives nationales de France) 김대보 파리1대학에 입학하기 전, 그르노블이라는 프랑스 동남부의 도시에서 어학연수를 했다. 그곳에서 무심코 찾아간 한 공공기관은 나에게 색다른 경험을 안겨주었다. 그 기관은 이제르 도립 문서보관소(Les Archives départementales de l’Isère)였다. 그곳은 분명 이제르 도 행정 혹은 국가 행정과 관련된 문서가 보관되어 있는 공공기관이었지만, 어학연수를 받으면서 일주일에 두 번, 혹은 세 번 정도 가면서 느낀 것은 문서보관소라는 곳이 도서관 같다는 점이었다. 한국에서는 국가기록원을 비롯하여 공공기관의 문서를 보관하고 있는 곳에 가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기록물 보관소, 혹은 문서보관소라고 불리는 기관의 이미지는 이 때 모두 생겼다. 파리1대학에 입학한 후, ‘역사학도라면 응당 문서보관소에서 살아야 한다’는 막연한 관념만 가지고 파리에 있는 국립 문서보관소(한국의 국가기록원에 해당)에 무작정 찾아갔다. 그르노블에서 프랑스의 문서보관소를 살짝 느껴봤기 때문에 ‘별거 있겠어?’라고 생각했고,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무모하게 찾아간 셈이다. 어디에 어떤 자료가 있는지, 문서를 어떻게 신청하는지, 등록은 어디서 하는지, 나한테 필요한 자료가 무엇인지 등 정말 중요한 정보들을 하나도 모른 채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하듯이 찾아간 것이다. 프랑스 국립 문서보관소에 처음 등록을 한 것은 파리1대학의 정식 학생증이 나온 직후인 2011년 1월이었다. 인터넷에서 ‘Les Archives nationales’이라고 검색하고, 모든 항목을 다 뒤져서 간신히 가등록(préinscription)을 했다. 물론 이 때 두 상자를 예약할 수 있었는데, 지금까지 이 두 상자를 참고할 일이 전혀 없었다. 그리고 Archives, 즉 복수형으로 써야 하는지도 모를 정도였으니 정말 말 다 했다. 이렇게 가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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