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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017의 게시물 표시

루소의 <사회계약론>에 대한 스미스의 한 마디

포자드생퐁(Barthélemy Faujas de Saint-Fond)이라는 프랑스 광물학자(암석학자?)가 1797년에 2권짜리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헤브리디스 제도 여행기(Voyage en Angleterre, en Ecosse et aux îles Hébrides, ayant pour objet les sciences, les arts, l'histoire naturelle et les moeurs)>를 출판했다.


책 표지에 "뉴캐슬, 더비셔, 에든버러, 글래스고, 퍼스, 세인트앤드루스 등"의 암석과 광물에 대한 묘사를 담고 있다고 광고하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희한한 책이지만 온갖 과학에 대한 당시 독자층의 높은 관심도를 보여주는 부제이기도 하다.

어쨌거나 포자드생퐁이 이 책에 쓴 바에 따르면, 그는 애덤 스미스(Adam Smith)를 만나서 루소(Jean-Jacques Rousseau)에 대한 대화를 나눴는데, 스미스가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세월이 흐르면 <사회계약론(Du contrat social)>은 그 저자[루소]가 당한 숱한 박해를 모두 갚고도 남을 것입니다."

밑거나 말거나다. 그랬단다.

폐허, 볼네, 에드워드 기번, 그리고 18세기의 로마

매년 천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다는 로마의 옛터는 라틴어로는 포룸 로마눔(Forum Romanum)이라 하고 이탈리아어로는 포로 로마노(Foro romano)라고 한다. 2천년이 안 된 유적지는 제대로 취급도 안 하는 로마의 관광산업에서 핵심을 차지하는 곳으로, 콜로세움과 더불어 로마 관광의 양대산맥이다. 매일같이 구름 같은 관광객을 볼 수 있다.


잘린 기둥 조각에 앉아 있노라면 사람들이 이곳을 지나가고, 이곳에서 물건을 사고 팔고, 그 와중에 누군가는 연설을 하고, 사람들이 모여서 그것을 듣고, ...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볼네의 1791년작 <폐허>는 주인공이 고대 로마의 이 폐허에 앉아서 이곳을 메웠을 인파와 공화국, 그리고 제국의 스러져간 영광을 떠올리고, 이따금 사제만이 외로이 이 곳을 지나가는 광경을 보고 "어째서 모든 문명은 결국 쇠락하고야 마는가? 문명이, 국가가, 제국이 멸망하지 않을 방법은 없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시작된다.


그 전에 이미 기번이 1776년작 <로마제국쇠망사 제1권>을 쓸 공부를 하게 된 것도 이 곳에서 마찬가지의 상상을 하면서 영감을 얻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18세기에 로마의 옛 광장은 지금처럼 입장료를 내야 들어갈 수 있는 '관리된' 관광지가 아니었다. 그곳을 아무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고, 대개 상인들뿐 아니라 소, 양, 말도 다녔다.

기번과 볼네가 쓰러진 로마의 기둥에 앉아 소를 보며 공화국의 덕성과 제국의 영광을 상상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부패한 노예상인이자 영란은행 총재, 험프리 모리스

험프리 모리스(Humphry Morice), 1671년생, 1731년 사망. 휘그파에 속하는 18세기 영국의 정치인이자 상인이다.



그는 셀 수 없이 많은 흑인들을 아프리카에서 사들여 노예선으로 수송해 아메리카에 판매하는 (이 항해 과정은 아주 가혹했으며, 많은 흑인들이 죽었다) 노예무역으로 떼돈을 벌었다.

이 악랄한 부자는 정계에 입문에 국회의원이 되었고, 나중에 영란은행(Bank of England) 총재까지 되었다. 그는 은행자금을 £29,000이나 횡령했고 가족들의 돈까지 빼먹었으나 사후에도 빚을 £150,000나 남겼다.

그가 당시 횡령한 금액은 2017년 물가로 환산하면 £4,800,000나 되는데도 죽을 때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32,000,000나 되는 빚을 남기고 죽은 것이다.

은행은 그의 사후 횡령액을 돌려받기 위해 미망인을 상대로 43년 동안이나 소송을 진행했지만 결국 £12,000을 돌려받는 데 그쳤다.

이런 인간 이하의 인간도 돈이 많고 권력이 있다는 이유 때문인지 다비드 르마르샹(David Le Marchand)이라는 프랑스 조각가가 아프리카산 상아로 조각품을 만들어줬고, 넬러(Godfrey Kneller)라는 화가가 초상화를 그려줬다.